1. 왜 빵 반죽에 '발효'가 필요할까?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
제빵업계에서 특히 제빵 공정상 '발효'라고 하면 '빵 반죽의 팽창'을 가리킨다. 물론 이스트에 의한 '알코올 발효'이긴 하지만 제빵에서는 반죽의 성질이 주가 되므로 발효=팽창인 셈이다. 빵 반죽의 팽창원은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를 통해 생성되는 '탄산가스'인데, 그 역할은 간단히 말하면 '빵을 충분히 부풀려 방에 독특한 풍미와 식감을 주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빵 반죽은 부풀면 더욱 화학적 또는 물리화학적으로 변화한다. 이를테면 원래 1시간에 2배 팽창하는 반죽을 1.5시간에 3배로 팽창시킨 것과 2시간에 4배로 팽창시킨 것을 각각 구워낸다고 했을 때, 당연히 나중에 반죽 처리 방법이 달라지지만 어쨋든 각기 다른 맛과 식감이 나온다. 만들려는 빵의 종류와 개성에 따라 빵 반죽의 팽창을 조절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스트의 알코올 발효에서는 주로 에탄올이 빵의 풍미를 만드는 바탕이 되는데, 대부분은 구울 때 기화되기 때문에 완성된 빵에 실제로 남는 것은 미량에 불과하다. 또 이스트는 알코올 발효의 부산물로 반죽 속의 아미노산(질소원)을 대사해서 고급 알코올, 유기산, 에스테르류, 케톤류 등 향미 성분(독특한 물질)도 생성한다. 이것들 역시 미량이지만 빵의 풍미와 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빵'은 스크랩 앤 빌드
스크랭 앤 빌드(scrap& build)란 원래는 미국의 비즈니스 용어로 같은 상권에서 불채산(지출>수입) 점포를 폐점(스크랩) 함으로써 이익률 악화가 개선되고 판매 공유 확대를 도모하는 출점 방식이다. 해채(스크랩)와 건설(빌드)을 반복하면서 완성해나간다는 의미로 다양한 곳에서 쓰이게 된 용어인데, 제빵 역시 일종의 '스크랩 앤 빌드'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법을 예로들면 스크랩(S)과 빌드(B)가 일어난다. 빌드가 이렁나 반죽이 어느 정도 충분히 발효되면 반죽 속의 가스가 팽창하고 글루텐의 긴장이 완화되어 탄성과 항장력이 약해진다. 반죽에 탄성과 항장력이 조금 남아 있을 때 다음 작업(분할,둥글리기,성형 등)으로 넘어간다. 기본적으로 이 작업은 반죽에 부하를 거는 것이기 때문에 스크랩이 일어나고 반죽의 탄성과 항장력이 늘어나며 글루텐이 긴장 상태가 되나. 그리고 다시 그 반죽을 팽창 시킴으로써 글루텐의 긴장이 완화된다. 즉 제빵은 기본적으로 '작업'해서 글루텐을 긴장시키고 '발효'해서 글루텐을 이완시키는 과정의 반복이다. 간단히 말해 반죽이 팽창(B)하면 눌러서 작업(S)하는 과정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 공정의 목적은 적절한 상태의 반죽 물성과 반죽팽창을 단계적으로 쌓아올린 다음 마지막 굽기 과정을 거쳐 빵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이것이 바로 제빵의 스크랩&빌드이다.
-유산균과 효모의 공동 작업
자가제 효모종에서는 아롴올 발효와 함께 유산발효 등도 일어난다. 유산발효란 유산균(Lactobacillus:락토바실러스)이 글루코스와 펜토오스 등을 분해해서 유산을 생성하는 것을 말한다. 유산 발효는 유산균의 종속 차이에 따라 호모 유산 발효와 헤테로 유산 발효로 나눌 수 있다. 호모 유산 발효는 순수하게 유산만 생성하는 반면, 헤테로 유산 발효는 유산, 초산, 에탄올 등 복수의 화합물을 만든다. 유산균은 그람양성균 또는 구균으로 분류된다. 혐기적 조건 속에서도 생육은 가능하지만, 조금 사치스러운 세균이어서 당류,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지방산 등 활성화하려면 여러 가지 영양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 아래, 유산균은 무산소 하에서 몇 가지 효소의 힘을 빌려 글루코스를 일단 피루브산으로 분해 한다. 간단히 말하면 이 피루브산이 환원되어 유산을 생성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유산균의 '유산발효'라고 부른다. 이스트는 무산소일 때 글루코스를 '해당계'라는 대사과정(대부분의 생물이 가지는 생화학 반응 경로로 글루코스를 피루브산 등의 유기산으로 분해한다. 또 글루코스의 높은 결합 에너지를 각 생물이 쓰기 쉬운 형태로 변환한다.)을 통해 일단 피루브산으로 당을 분해하고, 이 피루브산이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된 후 환원되어 에탄올을 생성한다. 이 과정이 이스트의 '알코올발효'이다. 유산균에 의한 유산 발효도 이스트에 의한'알코올 발효'도 중간 과정까지는 같지만 최종 과정에서 피루브산을 환원하기 위해 작용하는 탄소의 위치 차이만으로 '유산발효'와 '알코올발효'로 갈라지는 것이다.
발효종(효모종)은 빵을 부풀릴 뿐만 아니라 풍미와 좋은 냄새까지 만들어주는 이른바 빵의 엔진(원동력)이다. 전통적인 자가제 효모종의 원형은 대부분 밀가루나 호밀가루를 중심으로 하는 곡물가루와 물을 섞어 반죽해서 며칠 동안 발효, 숙성시킨 것이다. 거기에 다시 물과 가루를 넣고 반죽해서 또 2~3일간 발효,숙성시킨다. 이과정을 수차례 거듭해 원종(충분히 발효종으로 가능하는 상태)이 된다. 발효 과정중에 밀가루나 호밀가루 등에 붙어있는 야생효모, 유산균, 초산균 등이 가루의 전분을 분해해서 말토오스와 글루코스로 당화한다. 그 반죽 속의 산소가 소비되어 혐기적인 환경이 형성되면 먼저 유산균이 글루코스와 펜토오스를 분해해 유산 발효를 시작한다. 유산균은 종과 속의 차이에 따라 호모 유산발효와 헤테로 유산발효로 나뉘는데, 실제로는 혼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호모 유산 발효는 유산만 생성하는 반면 헤테로 유산 발효는 유산, 초산, 에탄올 등 복수의 화합물을 생성한다. 그 후 유산 때문에 종의 pH가 4.5 이하가 되면 마찬가지로 가루에 붙어 있는 효모가'다음은 내 차례'라는 듯 활성화 되어 알코올 발효를 시작한다. 그리하여 효모와 유산균, 초산균 등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종 속에서 공존, 공영함으로써, 에탄올 등의 알코올, 유산,초산 등 유기산 그리고 탄산가스를 충분히 포함한 발효종으로 숙성시킨다.
-출처'빵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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